지난 5월, 또봇D 시리즈를 시작하는 1부에서 또봇D의 마인드코어 설정이 어린아이로 되어 있어서 말투가 귀엽다고 소개한 바 있습니다. 또봇D는 마인드코어를 배양하는 과정에서 파일럿인 ‘딩요’를 따르는 ‘노마’라는 꼬마의 질투를 받았습니다. 이것이 악영향을 미쳐서 또봇D의 언어 구조는 완벽하지 못하고 아래 영상과 같이 두 글자로 된 단어 두 개만을 말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어순을 바꿔서 말이지요.
▲ 또봇D의 말투
영상출처 : https://youtu.be/yCn3OOrdVa8
그런데 뜻밖에도 이러한 설정이 반이의 언어교육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반이가 또봇D의 말투를 따라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또봇D 말투에는 일부 초등학생들이 자주 쓰는 표현도 섞여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이렇습니다.
“고파, 배가!” “있어, 여기!” “헐, 뭥미?”
또봇D가 주인공인 시리즈를 시청하면서부터 시작한 반이의 또봇D 말투 따라 하기는, 처음에는 엄마와 아빠를 웃게 했습니다. 하지만 며칠이 지나고부터 엄마는 슬슬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여보, 반이가 또봇D 흉내 내는 거 괜찮을까?”
“아줌마들이 <태양의 후예> 보고 ‘했지 말입니다.’하고 따라 하는 거랑 똑같아. 괜찮으니까 놔두자.”
비록 말은 그렇게 했지만 반이아빠도 사실 조금 걱정되는 것은 마찬가지였습니다. 다음날부터 반이아빠는 반이와 함께 또봇D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시리즈를 서둘러 시청했습니다. 아예 빨리 보고 끝내버리는 편이 나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며칠 후, 새로운 시리즈의 주인공으로 또봇R이 등장하자 아빠와 엄마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또봇R은 외형은 소방차이지만 말투는 리포터인 로봇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지금 현장에 나와 있습니다!”
▲ 리포터처럼 말하는 또봇D
사진출처 : 또봇 애니메이션
반이는 이제 또박또박 정확한 어순으로 또봇R의 말투를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아빠는 서둘러 또봇R을 구매해서 반이에게 안겨야 했지만요.
장난감 또봇D는 가슴의 빨간 버튼을 누르면 눈에 빛이 들어오면서 작동을 시작하는데, 이후부터는 작은 충격을 가하더라도 이에 반응하며 두 음절로 된 30여 가지의 단어 중 하나를 말합니다. 아래 사진은 또봇D의 touch sensor assy’입니다. 기판에 가려진 부분의 얇은 금속판이 진동을 받으면 전기가 통하게 되어 스위치 역할을 하고, 사운드 칩에 녹음되어 있던 음성이 스피커를 통해 재생되는 단순한 구조입니다.
▲ 또봇D의 touch sensor assy’
이미 소개해 드린 것처럼, 또봇들은 심장부에 마인드코어라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서 파일럿과 마음의 교감을 나눈다고 했는데요, 아래 사진과 같이 X-ray로 보니 touch sensor가 마치 마인드코어처럼 자리 잡고 있습니다.
▲ 또봇D touch sensor
한편 이러한 touch sensor가 좀 더 심화하여 소형화/정밀화가 필요하게 되는 조건이 된다면, 아래 표에서처럼 MEMS라는 개념의 시스템을 활용해야 합니다. MEMS란 Micro Electro Mechanical System의 약자로 ‘멤스’라고도 합니다. 간단히 말해, 멤스는 반도체 공정기술에서 파생된 것으로, 반도체 공정기술을 이용하여 아주 작은 마이크로 단위의 기계적 구조물과 전자회로를 집적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MEMS는 각종 센서와 초소형화된 기기나 기계요소로 사용되는데요, MEMS에 관해서는 추후 조금 더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요즘 날씨가 무척 덥네요. 건강에 유의하시고 다음 호에 만나 뵙겠습니다. ^^
▲ 자동차 분야에서 활용된 MEMS
사진출처 : KSIA 교육자료 https://www.ksia.or.kr
WRITTEN BY 양원모
초등학교 때 꿈은 과학자가 아니면 야구선수였고 중학교 때 꿈은 작가였다. 고교에서는 전자과를, 대학에서는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연구소 실험실에 근무하면서 주말에는 사회인야구를 하고 이제 사보에 기고하게 되었으니 어지간히 꿈을 이루고 사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