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허삼관>에는 하소용이라는 배우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하소용 역의 민무제라는 이름의 배우가 우리 곁을 지켜주시는 보안실 소속 이석태 님의 아들이라는 놀라운 소식이 제보되었는데요! 각종 포털에서는 이미 영화 <허삼관> 속 민무제 배우의 인터뷰가 등장하고 있었습니다. 앰코인스토리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민무제 배우와 만나보았습니다!
[앰코인피플] 허삼관 속 화제의 인물, 민무제
Q. 앰코인스토리에 인사 말씀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배우 민무제입니다. 앰코인스토리 독자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Q. 영화 <허삼관>에서 여심을 휘어잡는 ‘치명적인 매력남’으로 나오시던데요! 앰코인스토리 독자들에게 이번 영화에 관해 소개 부탁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1950년대 한국입니다. 삼관(하정우)은 마을 처녀 옥란(하지원)에게 반해 결혼을 결심하지요. 가난한 사람들은 피를 팔아 생계를 잇던 시대였습니다. 삼관은 그런 매혈로 돈을 마련해 결혼에 성공한 후, 옥란과 세 아들을 낳고 오순도순 살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터지게 되는데요, 첫째 아들 일락(남다름)이 열한 살이 되던 해였습니다. 마을 사람들이 일락이를 두고 옥란이 결혼 전에 만났던 남자인 하소용(민무제)과 닮았다고 수군대는 것입니다. 참다못한 삼관은 혈액형 대조까지 벌이는데, 설마 했던 일이 사실로 밝혀지지요. 삼관은 11년간 남의 자식을 키웠다는 생각에 울컥해 분통을 터뜨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허삼관>에서 극 중 허옥란의 옛 남자인 하소용 역을 맡았습니다. 하소용은 멋스럽게 기른 콧수염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중저음 목소리로 귀를 기울이게 하는 인물이며, 이국적인 외양의 가운을 입고 홀로 거실에서 춤을 추는 장면을 선보입니다. 하소용은 허삼관 가족에게 긴장감을 주는 인물이지요. 허옥란이 결혼 전에 교제하던 남자이자 일락의 친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원작에서는 허삼관보다 어린 나이에 기계 공장 직원으로 설정돼 있었으나 제가 좀 더 나이가 많아 보이도록 바꾸어서 연기를 했습니다.
영화에서는 밀수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인물로 그려지고, 실제 제가 살아왔던 이탈리아에서의 삶과도 무척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다 하소용은 허옥란이 결혼한 후 부유한 집안의 송 씨(전혜진)를 만나 두 딸을 낳습니다. 만두를 사달라는 친아들 일락을 외면하는 매몰찬 면모도 가지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외제 차를 끌고 다닐 만큼 부유한 인물이지만, 아내 눈치를 봐야 하고 친아들의 등장 자체가 매우 귀찮고 안정적인 삶을 살기를 추구하는, 조금은 이기적인 사람이라 생각되어 그렇게 보이도록 연기를 하였답니다.
Q. 민무제라는 이름이 참 독특합니다. 이름에 특별한 사연이 있을까요? 그리고 배우활동을 하다가 로마에 정착해 개인사업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외국에서는 어떠한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2002년 세계일주공연 팀을 만들어서 아시아와 유럽을 다 돌고 아프리카로 넘어가려는 시점에, 모든 집이 그러하지만 저희도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 생겨서 여행을 더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유럽국가였던 이탈리아에 혼자 남아 그곳에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곳에서 같이 지내던 형님이 새로운 이름으로 새로운 곳에서 생활하라는 의미에서 ‘민무제’라는 이름을 지어주셔서 쓰게 되었지요. ‘무제’란 제목이 없다는 것이 아닌 unlimited, 즉 ‘무제한’이라는 뜻입니다. 일이던 사랑이든 연기든 어떠한 것에도 국한 없이 뜻을 펼치라는 의미로 만들어졌습니다. 일단, 집에서 이탈리아어를 혼자 공부하고 이탈리아 가이드를 하기 위해 많은 서적을 탐독하고 외우면서 유럽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었지요. 열심히 쉬지 않고 준비해서 4개월 후 가이드 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2년 후에는 친한 형님과 함께 쇼핑센터를 열어 가게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Q. 이번 영화 <허삼관> 이후, 올해 동안 어떠한 배우활동들이 예정되어 있으세요?
이번 영화 <허삼관> 이후에는 이윤기 감독님의 <남과 여>(공유, 전도연 주연)라는 영화에 단역으로 참여해서 촬영을 마쳤고요, 이제는 다른 영화 작품을 선택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 반드시 하고 싶은 연기가 있다면?
제가 꼭 반드시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신인배우이다 보니 기회가 주어진다면 작은 것이든 어떤 것이든 열심히 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고, 그리고 제가 지내온 시절들이 헛된 시간이 아니기에 그러한 삶의 결들을 스크린에서 좋은 에너지로 뽑아내고 싶습니다. 배우 로버트 드니로와 알 파치노처럼 말이지요. 진솔하고 에너지 있고 개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Q. 민무제라는 배우에게 아버지란?
막상 아버지 자랑을 하려니 쑥스럽네요. 아버지는 다른 아버지처럼 자식에게 많은 사랑 표현은 잘 못 하셨던 것 같아요. 특히나 어린 시절에는 그렇게 느꼈던 것이겠지요. 하지만 제가 나이를 먹어가고 또 아버지 역시 나이 들어가시는걸 보면서, 어린 시절에는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보이고 같은 남자로서 애잔하게 느껴지는 것이 생기더라고요. 가령, 아버지의 지금 뒷모습이 예전과 다른 느낌들이라고나 할까요. 그리고 저는 아버지가 총무 보안 업무를 하고 계시지만 한 번도 부끄럽다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늘 똑같은 일을 무한 반복하시는 아버지가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지금까지 31년 정도 근무하신 걸로 알고 있어요. 아버지처럼 31년 동안 똑같은 일을 누가 시킨다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지요. 이탈리아에서는 아버지처럼 오랜 시간을 한 직장에 종사하거나 일에 종사한 사람을 ‘마에스트로’라고 부릅니다. 우리나라 말로 ‘장인’이라는 뜻이지요. 그러한 부분에서, 아버지가 가족을 위했던 희생이고 장인정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러한 부모님의 근면함과 성실함이, 제가 이탈리아에서 열심히 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Q. 앰코인스토리 독자들에게 2015년 맞이 응원의 말을 보내주세요!
2015년은 청양띠의 해, 이루고자 하는 모든 것을 청양의 기운으로 모두 이루시길 바랍니다. 또,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성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성취할 수 있는 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온 집안에 평안함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좋은 기운을 받으시고, 태양과 같은 에너지를 발산하는 2015년이 되길 바랍니다!
▲ 보안실 이석태 님이 앰코인스토리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글과 사진 / 민무제 배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