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에 맛보는 상하이 따자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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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추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이때, ‘아시아의 뉴욕’이라고 불리는 중국 최대의 경제도시 상하이 가을이 오면 ‘이 요리 한 번쯤은 먹어봐야지.’라며 상하이 사람들이 즐겨 먹는 상해 특산요리가 있다. 바로 상하이 따자시에(上海 大閘蟹, Shànghǎi dàzháxiè)라고 불리는 상하이를 대표하는 요리 중 하나다. 중국 장쑤성 쑤저우를 여행하게 된다면 빼놓지 말고 꼭 먹어봐야 하는 것이 바로 상하이 털게로도 유명한 양청호의 따자시에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꽃게 같은 것인데 찜 요리로 먹었을 때 부드러우면서도 쫀득한 식감과 특유의 단맛을 내는 별미 중 별미다. 살이 차오르는 늦가을이 제철이며, 추석 전후인 9~10월은 살이 꽉 찬 암게(동그란 배)를 먹고, 10월 이후에는 수게(세모난 배)를 먹는다. 정부 차원에서 포획이 금지되는 초봄까지만 맛볼 수 있다. 따자시에는 면적이 20제곱 킬로미터에 달하는 천연호수 양청호에서 자라는 민물털게를 말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제철인 9월에서 11월 사이에는 그 맛이 어찌나 고소한지, 가을철이 되면 전어 맛을 못 잊은 집 나간 며느리가 돌아온다는 말이 있듯, 중국에선 상하이 털게 맛을 잊지 못해 드넓은 중국 땅에서 비행기를 타고 상해로 돌아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따자시에를 먹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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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의 게 요리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양념 없이 그대로 쪄서 먹는 친쩡시에(蒸青蟹)와, 파, 생강 등과 함께 볶는 충자오씨에(蔥炒闸蟹)가 있다. 보통은 그대로 쪄서 먹는 친쩡시에가 가장 보편적이다. 주로, 게를 찜통에서 찌거나 삶아서 으깬 생강을 넣은 식초에 찍어 먹는다. 민물을 머금은 어두운색의 상하이 따자시에가 찜통을 거치고 나오면 붉은색으로 곱게 익은 자태를 드러내는데, 이때 상하이식 소스에 찍어 먹으면 기가 막힌 맛이 난다. 생강을 섞은 식초에 찍어 먹는 이유는 살균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자시에 주의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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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따자시에는 강과 호수의 진흙탕에서 자라기 때문에 게의 표면과 체내에 이물질과 세균이 많다. 그래서 찌거나 삶기 전에 표면을 깨끗이 씻은 뒤, 맑은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체내의 이물질을 토해내기를 기다렸다가 요리한다. 특히 민물 게로 염분이 없어 신선도를 유지할 수 없으므로 꼭 생물로 요리한 것을 먹어야 한다. 먹을 때는 입과 아가미, 심장, 내장을 떼어먹는 것이 좋으며, 그래서 중국 식초에 다진 생각을 섞은 소스를 곁들어 먹는다. 또한, 따자시에는 기본적으로 찬 음식이어서 많이 먹으면 복통이 일어날 수 있다. 따자시에를 먹은 뒤 1시간 이내에는 차를 마시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상하이 사람들은 차의 어떤 성분과 따자시에의 특정 성분이 만나면 응고되기 때문에 소화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절대 감과도 함께 먹지 말라고도 한다. 감이 보유하고 있는 산이 따자시에의 단백질을 응고시켜 구토와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맛도 좋은 만큼, 이래저래 주의할 점이 많은 제철음식이다.
바닷게를 먹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민물에서 나는 데다 먹을 부분도 많이 없는 상하이 털게를 먹는 것이 아직은 거리감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상하이에 오면 꼭 먹어 보아야 할 몇 안 되는 상해 특산 요리다. 필자 역시 기회가 된다면 꼭 맛보기를 권한다. 지금처럼 점점 추워지는 바람이 옷깃에 스며드는 이맘때, 곱게 익은 붉은색 상하이 따자시에는 상해사람들과 중국사람들의 속을 따뜻하게 데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