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그랜드 캐니언의 일출 명소로 첫 원고를 시작하였는데, 벌써 올해 마지막 글을 보내드리게 되었습니다. 이전 한동안 미국 특파원이 없었기에 앰코인스토리 독자분들께 좋은 글을 나누겠노라고 의욕 넘치는 시작을 하였는데요, 돌아보니 템피 오피스의 소소한 일상들을 나누는 것에는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마지막 호는 특별하지는 않지만 템피 오피스의 연말 풍경을 나누는 것으로 한 해를 마무리해보려고 합니다.
어려운 이웃에 마음을 전하는 자선 행사들
길가에서 울리는 구세군 종소리에 연말이 다가왔음을 느끼듯, 날씨가 추워지면서 온정을 기다리는 이웃들을 돌아보게 되는 것은 이곳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앰코 템피 오피스에서도 여러 가지 자선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중 하나는 ‘United Food Bank’의 Food Drive입니다. 오피스 다섯 군데에 박스를 비치해 두고 식료품들을 기부받아, 애리조나 지역단체에 무료급식을 지원합니다. 작년에는 우리 템피 오피스에서만 211파운드에 해당하는 식료품들이 모여 지역단체에 176끼의 음식을 제공할 수 있었답니다.
또 다른 행사도 있는데요, ‘Adopt a Family(가족을 만드세요)!’를 통해 매년 한 가정씩 필요한 물품들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사내메일을 통해 한 가족의 사연과 희망품목이 공유되는데요, 의류나 신발은 정확한 사이즈와 취향, 아이들 본인이 원하는 레고, 스쿠터, 매니큐어 등의 구체적인 사항과 우선순위가 있어 아주 현실적인 지원이 이루어집니다. 원하는 직원들은 품목 혹은 현금으로 참가할 수 있습니다.
▲ 사내 곳곳에 비치된 Food Drive 박스와 직원들의 마음으로 모인 식료품들
경품추첨이 가장 기다려지는 홀리데이 파티 (Holiday Party)
3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템피 오피스에서는 직원들이 다 같이 모여 얼굴을 볼 기회가 좀처럼 많지 않습니다. 연중에 핼러윈, 추수감사절 이벤트는 사원들의 자발적인 참가로 이루어지는 행사라고 한다면, 우리의 송년회 격인 홀리데이 파티는 회사가 주관하는 공식적인 행사로 외부장소에서 진행됩니다. 올해는 12월 8일로 예정되어 있네요. 업무가 끝난 5시부터 한 장소에 모여 CEO의 인사를 시작으로 다른 부서의 인원들과 한 팀이 이루어 게임을 진행하고 저녁을 먹으며 한 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행사의 백미이자 모두가 기다리는 경품 행사는 파티 참가자 중 추첨을 통해 기프트 카드부터 자전거까지 다양한 선물들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 처음 홀리데이 파티에 참석했던 필자도 공연티켓이 당첨되는 행운도 누렸네요.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한 해의 스트레스가 한 번에 날아가던 그 짜릿한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올해에도 작은 행운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 2014 Amkor Holiday Party 모습
아름다운 애리조나의 겨울을 만끽할 연말 휴가
한국에 여름정기휴가가 있다면 미국의 본격적인 휴가 극성수기는 12월 연말입니다. 학기가 끝나 방학이 있고 우리 템피 오피스만 해도 크리스마스이브와 당일, 12월 31일과 새해 첫날은 휴일로, 개인 월차를 더해 이때에는 많은 직원이 휴가를 보냅니다. 앞서 홀리데이 파티가 끝나면 이미 마음부터 긴 휴가의 설렘으로 가득 차기 시작합니다. 템피 오피스와의 업무가 많은 분은 이 시기를 꼭 기억하세요!
12월의 애리조나는 겨울이지만 한파가 없어 캘리포니아와 더불어 미국에서 손꼽히는 겨울 휴양지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으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찾아오는 가족을 맞이할 계획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우리 오피스가 있는 템피의 겨울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 시원하고 등산, 골프, 테니스와 같은 야외활동으로 움직이다 보면 등이 뜨겁게 데워져 더위가 느껴질 정도 인가하면 같은 애리조나라도 고도 차이가 커서 북쪽으로 차로 세네 시간 가면 만나는 플레그스텝(FlagStaff)이라는 도시에는 눈 덮인 산과 스키를 즐길 수 있어 다양한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기에는 최적의 연말 휴가지입니다.
▲ 캠핑, 등산뿐만 아니라 겨울 스포츠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애리조나에서의 휴가
사진출처 : https://goo.gl/1kOzAY
추운 외투를 입고 눈 내리는 겨울이 아니라서인지 12월이라도 왠지 한 해를 마무리했다고 하기에 실감이 잘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 역시 12월 8일 홀리데이 파티가 지나고 주변 동료들의 휴가 소식을 듣다 보면 진짜 연말이 코앞에 닿아있을 듯합니다.
작년 7월에 파견근무를 시작해 올해 2015년은 처음으로 미국 템피 오피스에서 일 년 열두 달을 보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1년간 사보를 연재한 것이 큰 보람이자 추억으로 남았습니다. 부족한 글이지만 한국에 계신 선후배님, 동료들의 응원과 독자 여러분의 공감하트를 통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받아 받아 올해를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보냅니다. 편안하고 행복한 마무리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