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따사로운 봄이 오면, 하얀 벚꽃 아래 연인들이 거느리는 모습이나 책을 읽는 모습들이 떠오르곤 한다. 버스커버스커의 히트곡인 <벚꽃엔딩>에서처럼 말이다. 그러다 한국에서 벚꽃이 지기 시작할 무렵이면 대만에서는 하얀 요통화(油桐花, yóutónghuā)가 산 여기저기에서 피어오른다.
▲ 关西 주변 산길에 핀 요통화
요통화는 벚꽃처럼 무성하게 핀 하얀색 꽃을 자랑한다. 특히, 앰코 대만공장인 T1공장과 T5공장이 있는 신추(新竹, Xīnzhú) 지역과 좀 더 북쪽에 있는 롱탄(龍潭, lóngán) 지역에 있는 T1공장과 이어지는 산간도로에서 꽃들이 절정을 이룬다. 지금 보는 사진은 필자가 T1공장과 T5공장을 이동할 때(롱탄(龍潭)과 신추(新竹) 사이에 있는 꽌시(关西, guānxī) 지역) 주변 산길을 찍은 요통화 모습이다.
▲ 关西 주변 산길에 핀 요통화
원산지는 중국이고, 이름에 ‘기름 유(油)’가 있듯, 특이한 기름이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요통화로 만든 기름은 아직 직접 보지는 못했다. 씨앗은 먹으면 안 된다고 하는데, 호기심이 일었지만 먹어보지는 않았다. 한국에서의 벚꽃이 대중화되어 도심 곳곳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과는 다르게, 요통화는 대만 내에서도 외진 산속에 피어있어서 한적한 산길을 지나가다 갑자기 하얀 장관을 누리는 즐거움이 있다.
▲ 掛滿枝頭的油桐花
사진 출처 : http://goo.gl/EZIhPi
평소에는 그저 녹색 산이 갑자기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얀 산으로 변해있으니, 매우 운치가 있게 느껴지는 광경이기도 하다. 대만에 파견 이후로 한 번도 눈을 보지 못했으나, 눈처럼 보이는 요통화로 눈에 대한 감정을 대신한다.
헌데 대만은 자칭 ‘태양의 나라’이고 다들 알다시피 ‘한여름’한다. 하얗게 피는 요통화는 무척 반갑지만, 지는 모습의 요통화는 여름이 오는 신호다. 이제 대만의 한적한 산에 쌓였던 하얀 꽃눈이 지고 나면 강한 태양이 내리쬐어 4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이 성큼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