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는 슈퍼마켓이나 대형 할인마트 이외에 ‘홈센터’라는 거대한 쇼핑몰이 있다. 많은 홈센터가 존재하지만, 그중에서도 로얄홈센터, 케이요테이츠, 호막이 가장 유명한 편이다. 한국에서처럼 생활용품을 찾기 위해 할인마트에 갔다가 물건이 없으면 발길을 돌려 동네 철물점에 들렀다가 하는 것과는 다르게, 일본에서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사기 위해 주로 홈센터를 찾는다.
▲ <사진 1> 대표적인 홈센터인 케이요테이츠
홈센터에서 취급하는 물건들로 집을 한 채 지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말 건축자재, 공구, 전등 종류를 포함한 간단한 전자제품들은 물론이거니와 인테리어 제품들, 취미 코너 등등으로 종류별로 구분이 잘 되어있으며, 어떻게 이런 제품까지 있을까 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수의 제품이 진열되어있다.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 중 의류나 식료품 이외에는 모든 제품이 이곳에 모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러한 일본의 홈센터를 ‘남자의 로망이 있는 곳’이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는데, 각종 공구와 DIY 제품, 취미용품들이 한데 모여있어서 그런 듯하다. 실제로 그냥 가서 눈으로 구경만 해도 재미있다.
▲ <사진 2> 목재 코너
또, 일본은 ‘DIY의 천국’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홈센터에 가면 목재를 원하는 길이로 잘라주는 서비스가 있고, 다양한 모양과 길이의 나사와 결합도구가 갖춰져 있어서, DIY에 흥미가 있는 사람은 쉽게 자재를 조달해 뭔가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직접 집안의 선반 등을 저렴하게 제작해서 사용하는 주부들도 많다고 하니, 치수만 잘 재어 가면 쉽게 만들 수 있는 모양이다.
▲ <사진 3> 밖에 진열되어 있는 채소 모종
사람들의 취미 생활을 공략하는 제품들도 어항, 곤충, 애완동물, 원예 등 다양하다. 스스로 어항을 꾸밀 수 있는 모든 제품이 있고 열대어부터 해수어까지 판다. 듣기로 어떤 홈센터에서는 작은 상어까지도 판단다. 다양한 종류의 풍뎅이, 사슴벌레 등도 취급하고 있어서 실제로 홈센터에 가면 아이들이 참 많다. 물론, 애완동물을 취급하는 곳도 있어서 각종 애완용품이 망라되어 있다.
▲ <사진 4> 채소 종류를 위한 화분 모음
필자 개인적으로는 화분 꾸미기에 관심이 있다. 그래서 가끔 주말이면 홈센터에 들러 필요한 물품들을 사오곤 한다. 홈센터 입구에 보면 각종 모종이 진열된 걸 볼 수 있다. 토마토, 오이, 가지 등의 채소와 여러 종류의 화초들이 늘어서 있어서 모종을 고르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게끔 해놨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배양토, 거름, 비료와 다양한 종류의 화분, 막대 등이 한데 모여있어 손쉽게 필요한 물건들을 찾고 살 수 있다.
그리고 시간 한정으로 소형 트럭을 무료로 대여하는 서비스도 있어서 냄새나는 비료라든지, 승용차에 실을 수 없는 커다란 부피의 제품, 기다란 목재 등을 손쉽게 운반할 수 있다. 면허증과 연락처를 남기면 트럭을 빌릴 수 있다고 하니 무척 편리한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올해에는 방울토마토 모종을 사다가 베란다에 심어 봤다. 생각보다 무럭무럭 잘 커서 매일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를 한두 개씩 아이가 따먹는 걸 보며 보람을 느낀다. 몇 개 더 심었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