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먹거리 중 일본 사람들이 각별하게 생각하는 것이 ‘장어(우나기, うなぎ)’와 ‘참치(마구로, まぐろ)’가 아닐까 생각한다. 장어는 특별한 먹거리로 인식되는 반면, 참치는 일반적으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친근한 먹거리라 할 수 있겠다. 최근에는 장어 어획량이 급감하는 바람에 장어 덮밥 가격이 많이 올라 더욱 특별한 음식이 되어가고 있는 듯하다. 참치도 중국에서의 소비 급증에 따라 어획량이 줄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워낙 많이 잡히니 아직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모양이다.
▲ <사진 1> 전체 참치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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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2> 참치 단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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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는 마구로라고 하면 ‘초밥(스시, 寿司, すし)’이 떠오른다. 초밥에 들어가는 마구로의 부위는 뱃살 부분이고, 부위에 따라 대뱃살인 ‘오토로(大トロ, だいトロ)’, 중뱃살인 ‘츄토로(中トロ, ちゅうトロ)’, 살코기인 ‘아카미(赤み, あかみ)’로 나뉜다. 간단히 구분하자면 지방의 함량 차이라고나 할까.
오토로는 지방의 함량이 높아서 색깔도 약간 옅은 붉은색이고, 아카미로 가면 지방이 적고 색깔도 보다 빨간색에 가까워진다. 오토로는 마구로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이 적고 당연히 가격도 더 비싸다. 그다음이 츄토로고, 아카미는 제법 많은 양이 나온다. 참치 요리도 다양해서 초밥이나 회 이외에도 고기를 갈아 밥에 얹어 먹는 요리도 일반적이고 여러 가지 탕 요리 외에도 참치 뱃살 부위를 큼지막하게 잘라 스테이크로도 만든다.
▲ <사진 3> 실제 참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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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초밥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 중의 하나다. 저녁거리가 마땅치 않을 때는 슈퍼에서 도시락처럼 만들어 놓은 초밥 세트를 저렴한 가격에 사다 먹을 수도 있고, 인근 회전초밥집에 가서 먹고 싶은 초밥만 골라 먹을 수도 있다. 보통 회전초밥집에 가면 회전판 위에 놓인 접시만 집어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보다는 조리사에게 직접 원하는 초밥을 말하면 바로바로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이렇게 주문을 해서 먹는 것이 더욱 신선한 초밥을 즐길 수 있다.
만약에 나가는 것이 번거롭다면 초밥을 배달시키면 된다. 저녁 시간에 배달을 시킬 경우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릴 각오를 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배달음식이 적은 일본에서 초밥은 배달되는 음식 중의 하나다. 이렇게 배달되는 초밥도 제법 맛이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제법 비싸다는 것이다.
▲ <사진 4> 집으로 온 초밥 배달 전단지
초밥은 보통 10개 정도가 1인분이고, 세트를 시키면 10~12개 정도 들어있으며, 구성은 비슷한 것 같다. 나눠 보면, 빛나는 생선류(비늘이 반짝거리는 은색 계통)가 2~3개, 하얀색(살 색깔이 흰색에 가까운 계통) 생선류가 2~3개, 비늘이 없는 생선류(오징어, 낙지와 같은)가 1~2개, 그리고 새우류 1~2개, 마구로가 2~3개, 계란말이 1개 정도로 구성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계절에 따라 이 구성이 약간씩 변하는 것 같다. 여기에 가격대에 따라 성게와 아나고 등이 추가되기도 한다.
도쿄에서 가장 신선한 초밥을 먹는 방법은 어시장인 ‘츠키치시장(築地市場)’에 가는 것이다. 매일 아침 갓 잡아 올린 참치와 생선들이 츠키치로 올라 온다. 초밥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침 일찍 츠키치에 가서 분주한 어시장을 느끼고 신선한 초밥을 맛보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