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7개월간에 걸쳐 반도체 기술의 뼈대가 되는 전자부품들과 관련된 기초이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반도체는 결국 물리나 화학과 같은 온갖 과학기술이 집대성된 결정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반도체가 쓰이지 않는 곳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그간 반도체가 쓰이지 않았던 곳이라고 해도 기술의 발달에 따라 센서(Sensor)나 마이크로 칩(Microchip), 그 밖에 다양한 형태로 활용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반이의 장난감은 로보카 폴리 도미노입니다. 로보카 폴리는 우리나라의 로이비쥬얼이란 곳에서 제작한 어린이 대상 애니메이션으로, 브룸스타운이라는 가상의 섬에 사는 변신로봇 구조대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자동차들의 크고 작은 사고를 해결한다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입니다. 구조대는 리더인 민첩한 경찰차 폴리, 힘이 센 소방차 로이, 똑똑한 구급차 앰버, 유머가 넘치는 헬리콥터 헬리, 이렇게 네 대의 변신로봇으로 결성되어 있으며, 위험에 빠진 자동차 친구들을 구해내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집니다.
▲ 브룸스타운 구조대
사진출처 : http://goo.gl/FwIUpG
로보카 폴리 도미노는, 폴리 모형에 도미노 칩을 채운 칩대를 꽂은 후 출발 버튼을 누르면 폴리가 전진하면서 뒤편으로 도미노 칩을 차례차례 늘어 세우는 장난감입니다. 물론 도미노를 다 세운 후 맨 앞에 있는 것을 넘어뜨리면 맨 끝까지 주르륵 넘어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도미노의 진정한 재미입니다.
▲ 로보카 폴리 도미노
사진출처 : http://goo.gl/x0A6VE
로보카 폴리 도미노 작동 동영상
ⓒ양원모 (https://youtu.be/GDpexX8H4Ko)
이제 폴리 도미노의 내부를 들여다보겠습니다. 아래 필자가 직접 찍은 사진에서 보면, 폴리 머리의 빨간색과 파란색 버튼이 있는 아랫부분에는 IC와 전자부품들이 실장된 PCB가 바로 배치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난 호에서 소개한 플레밍의 왼손법칙 원리를 활용한 모터와 스피커가 좌측과 우측에 자리 잡고 있네요. 파란색 버튼을 눌렀을 때 스피커에서는 폴리 주제가가 흘러나오며, 모터는 폴리의 바퀴를 굴려서 나아가게 하는 동시에 상단부 칩대에서 칩을 꺼내고 뒤편으로 줄지어 세워주는 역할까지 맡고 있습니다.
▲ 폴리 도미노 내부 모습
PCB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사진은 PCB의 앞뒷면을 보여줍니다. Q1과 Q2는 지난 8월호에 소개된 트랜지스터네요. 파랑 버튼을 누르면 Q2가 스위칭 동작을 하도록 되어 있어서 IC에서 폴리 주제가 출력신호를 스피커 단자(SP-, SP )를 통해 스피커로 보내주도록 동작합니다. 빨강 버튼을 누르면 Q1이 모터단자(M-, M )를 통해 모터가 회전하는 신호를 IC로부터 보내주도록 동작합니다.
▲ PCB의 앞뒷면
맨 아래쪽 DOMINO-B라고 PCB의 이름이 쓰인 바로 윗부분의 검정 동그란 부분이 IC가 있는 위치입니다. 스피커와 모터를 동작시키는 등 다양한 기능을 총괄하는 IC는 주로 얇은 웨이퍼 상태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외부의 물리적 충격이나 온도, 전기나 화학적인 자극으로부터 보호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열을 가하면 굳어지는 성질을 가진 열경화성수지(Thermosetting) 용액을 사용하여 코팅(Coating) 후 경화(Cure)시키는 공정을 거치는데, 이러한 기법을 이전에는 Glob-top coating 혹은 Glob-top Encapsulation이라고 불렀으며, 지금은 통칭 LE (Liquid Encapsulation)라고 합니다.
▲ 옆에서 본 PCB와 Glob-top encapsulation으로 보호된 IC
▲ PCB X-ray image
아래 사진에서는 적당한 굵기의 바늘(Needle)을 이용하여 용액을 주입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Glob-top encapsulation
이미지출처 : (좌)http://goo.gl/1xMF63 (우)http://goo.gl/NbkGzF
다음 호에서는 ‘반이아빠의 장난감 속 반도체 – 로보카 폴리 2편 – 무선조종 앰버’ 편이 이어집니다.
감수 / 기술연구소 연구1팀 정지영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