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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문화를 공유하는 대만은 1년을 보내면서 네 개의 큰 명절을 보내게 된다. 가장 공휴일이 긴 춘철(춘지에, 春節), 성묘와 등불 행사로 유명한 청명절(칭밍지에, 淸明節), 굴원(屈原)을 추모하여 행하는 드래곤 보트와 대나무 잎으로 싼 찰밥인 종자(쫑쯔, 宗子)를 먹는 것으로 유명한 여름철의 단오절(두안우지에, 端午節), 그리고 우리나라 추석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초라한 중추절(종초지에, 仲秋節)이 있다.
대만의 중추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곡식이 풍부한 가을철, 그리고 달이 풍성하게 보이는 보름달에 행해지는 명절이다. 중추절에 서로 나누어 가지는 선물로는 (아마 여러분도 잘 알 듯) 월병(위에빙, 月餠)이 있다. 하지만 대만 기후상 이모작이나 삼모작을 하는 따뜻한 나라인 것을 생각하면, 우리나라처럼 풍성한 가을에 조상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대륙으로부터 내려온 전통문화 전수에 가까운 듯하다.
▲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월병 브랜드
▲ 월병 파는 곳의 광고 포스터
우리나라 송편이 ‘떡’이라면, 월병은 생김새가 보름달같이 생긴 동그란 케이크라고 할 수 있다. 안에 넣는 재료는 다양하다. 달걀노른자만 넣는 월병도 있다. 월병 안에 뭔가를 넣는 것에 대한 유래는, 현재 S본부에서 절찬리에 방송 중인 《육룡이 나르샤》의 시대 배경인 중국 원나라 말기와 명나라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개국 시기에 맞물려, 중국 주원장(朱元璋)은 원나라에 항의하고자 봉기를 일으킬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때 주원장(朱元璋)의 부하 유백온(劉伯溫)의 전략으로 중추절 날 월병 속에 거사할 날짜를 적은 쪽지를 담아 비밀리에 봉기에 성공할 수 있었고, 이후 명나라의 초대 황제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월병이 전통적인 중추절 선물이라고 보면, 요즘은 월병뿐만 아니라 다른 형태의 선물도 등장했다. 물론 그 시작은 건강식품이다. 올해는 대만 친구가 선물해준 연잔(燕盞)을 소개하고자 한다. 연은 ‘제비 연’ 자이고 잔은 말 그대로 찻잔 모양의 잔이다. ‘제비의 잔’으로 ‘새집’이라고 해석한다. 연와(燕窩, 옌워)라고도 하며 금사연(金絲燕)이라는 바다제비가 지은 집으로 만든 요리로 중국 황제의 전통적인 아침 수프 재료다. 이 요리는 명나라 초기에 음식수기에 소개된 요리로, 황제 수프로 유명해진 것은 청나라 전성기를 만든 건륭제가 공복에 시원한 제비집 수프 한 그릇을 마셨다고 하며, 정말로 88세나 장수한 황제이기도 하다. 보통은 해초와 생선뼈가 집 생성의 기반을 잡고, 이에 제비 침으로 그 형태를 계속 유지한다. 효능으로는 기침을 멈추고 피부를 맑게 하며 교질 단백질이 많다고 한다.
▲ 제비집 카탈로그
▲ 제비집 파는 곳
중추절 혹은 그 외 명절에 주는 선물 형태는 다소 달라지는데, 각 선물의 역사적인 배경을 살펴보면서 선물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