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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특파원] 대만의 종교, 그리고 토지공 (투디공, 土地公)

대만사람들은 주로 어떤 종교를 믿을까? 유명한 산(山)뿐만 아니라, 도심에도 절과 비슷해 보이는 사당이 있는 것을 보면, 불교 혹은 도교가 이들의 주 종교인 듯하다. 인터넷에 대만의 종교를 검색해보면, 불교, 기독교, 가톨릭교, 그리고 도교라고 나온다.

 

그렇다고 기독교를 상징하는 교회가 우리나라처럼 많지도 않고, 성당은 교회보다도 더 찾기가 어렵다. 반면 동네 곳곳에는 사당이 있고, 그 사당에는 그 지역을 다스리는 토지공(土地公, 투디공, tǔ・digōng)을 모시고 있는 것을 보면 주 종교는 도교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그 지역 땅을 다스리는 토지공은 그 사당을 관리하는 사람들이 정월 대보름이나 단오절 때 가마로 토지공을 상징하는 것을 모시고 도로로 나와 그 지역을 돌아다닌다. 더불어 중간중간 폭죽을 터트린다. 가마에 모신 토지공이 폭죽에 맞으면 사악한 기운이 없애고 운수대통한다고 믿고 있으며, 특히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가마에 모신 토지공

 

실제로 토지공과의 폭죽 축제 후 일이 잘 풀린 대만사람들은, 감사의 의미로 토지공에게 공양을 하기도 한다. 대만에서 골프는 대중화된 운동인데, 홀인원을 하면 골프장에서 홀인원 한 사람에게 80만 원에서 100만 원 정도의 상금을 주고 그중 일부를 그 지역 토지공에 모시는 사당에 공양을 한다. 홀인원을 하게 된 것도 그 지역 토지공 덕이라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대만 회사에서도 생산라인에 반복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는 간단하게 바나나 등과 같은 과일을 공양하며, 그 지역 사당의 토지공에게 향으로 소원을 빈다.

 

대만에는 토지공뿐만 아니라 관우나 공자를 모시는 사당도 많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 「삼국지」의 ‘관우’는 용맹한 무장이지만, 대만사람들에게 관우는 재물을 관장하는 신(神)으로 통해 사람들이 무척 존경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

 

▲ 토지공을 따르는 신들

 

서울에도 관우를 모시는 사당인 ‘동묘’가 있다. 동묘의 역사적 배경을 보면, 왜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동묘는 선조 31년인 1598년 처음 세워졌는데, 임진왜란 때 명나라 유격장 진인이 관우 제사를 지낸 것을 시작으로 해서 동묘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당시 명황제인 신종은 열렬한 관우 숭배자였다고 전해진다. 이는 비단 황제뿐만 아니라 관우를 숭배하는 중국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관우 포스터에 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