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package the future

[중국 특파원] 중국 베이징 여행 1편, 자금성을 가다

오랜만에 각자 아이들 학교 쉬는 날과 청명절 휴일이 겹쳐, 친구 가족이 베이징에 간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서둘러 우리도 4일 전에 기차표와 숙소를 예약해서 다녀왔답니다. 베이징의 미세먼지가 살짝 두렵기는 했지만 이미 아이들은 신이 나 있고 운에 맡겨보자 하고 떠난 여행! 다행히도 2박 3일 동안 너무나 청명했던 하늘 덕에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청명절(清明节 qīngmíngjié) 아침, 사람이 많을 것을 대비해 우리도 일찍 호텔을 나서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에서 내려 조금 걷자 벌써 줄이 서 있네요. 우선 우리도 사람들처럼 긴 행렬에 줄을 섰으나 이 줄은 무슨 줄일까 궁금해졌습니다. 물어봐도 중국 사람들도 잘 모른다고 하네요. 그냥 앞에서 줄을 서니 그 뒤로 계속 줄이 만들어지고, 한 40분쯤 기다렸을까 아주 천천히 걸으면서 가보니 보안검색 줄이었습니다. 보안검색만도 이렇게 사람이 많으니 점점 날은 더워지고 걱정이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보안검색을 지나 저 멀리 마오쩌둥 초상화가 보이는 천안문 광장이 펼쳐졌습니다. 천안문 광장은 중국 민주주의 성지임과 동시에 중국 공산당의 경비가 가장 삼엄한 곳인데요, 공휴일이라 사람이 넘쳐나는데도 공안들의 눈초리는 살벌하기 그지없네요. 잘못한 건 없지만 왠지 두려운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천안문 앞에서의 사진촬영은 가능하지만 VR 촬영은 금지하고 있었습니다. 

▲ 자금성 

천안문 광장 지하통로를 따라 마오쩌둥 초상화가 있는 천안문을 통과하면 자금성(紫禁城 Zǐjìnchéng)이 시작됩니다. 들어가자마자 정말 말로만 듣던 자금성의 어마어마한 규모를 실감케 하는 태화문. 중국 최대의 목조문인 태화문을 지나자마자 떠억~하니 중국 황제의 집무실이 나타납니다. 황제 즉위부터 국가 주요행사가 열리던 곳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난간에 서서 그냥 탄성을 지를 정도로 크고 웅장하고 위용이 있는 곳입니다. 이래서 자금성이 980채의 건물과 9,999칸(실제는 8,707칸)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말이 왜 나오는지를 실감케 하는 곳이기도 하지요.

▲ 자금성 

옛날부터 중국에서는 나라가 망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우면 이전 나라의 왕궁은 모두 불태우고 다른 도시로 도읍을 옮겨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유독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로 이어지면서 유일하게 자금성 왕궁이 크고 너무 잘 지어서 그대로 보전했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황제의 상징인 용 무늬가 계단 아래에서 맨 꼭대기까지 새겨져 있어 당장에라도 청나라 마지막 황제 푸이(溥仪 pǔyí)가 내려올 것 같은 느낌이 들었을 정도입니다.

태화전을 뒤로하고 나오니 자금성의 교태전이 보입니다. 황후의 집무실인데요, 이것 또한 규모가 어마어마합니다. 자금성에는 엄청난 돌계단과 목조건물에 시선을 빼앗기지만 중간중간에 황동으로 만들어놓은 물건들이 많습니다. 이는 황동항이라는 소방용 물을 저장해 두었던 곳으로, 지금은 관광객들이 동전을 던지면서 소원을 빕니다.

▲ 어화원

마지막으로, 자금성 가장 깊은 곳에 있는 후원인 어화원(御花园 yùhuāyuán)에 들렀습니다. 이곳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아름드리 향나무가 쭉쭉 뻗어 있었습니다. 옆쪽으로 살짝 돌아보면 돌로 구성된 암석 위에 정자가 세워져 있는데, 자금성에서 가장 특이한 구조로 되어있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황제가 후궁을 선발했다고 하는데 돌 모양이 상상을 초월합니다.

▲ 자금성 지도

사진출처 : http://goo.gl/FR0lvV


자금성을 직진으로만 둘러보는 데만도 서너 시간이 흘렀습니다. 자금성 전체 하나하나를 자세히 돌아보려면 정말 2~3일 정도 일정을 잡고 천천히 둘러보아야 할 정도의 규모에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이러한 자금성을 두고 중국의 마지막 황제인 푸이가 물러났을 때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WRITTEN BY 김경수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