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여정이 계속되었습니다.
“다시!” “다시!” “에이, 그거 아니잖아. 한 번 더!” “오케이. 좋았어. 나이스 굿!”
여전히 뜨겁게 내리쬐는 햇살 아래에서 우리는 땀과 흙으로 범벅된 유니폼을 추스르고 ‘다시’와 ‘한 번 더’를 외쳐가며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습니다.
“야~야~이거 하나만 잡자. 다시!”
거침없이 무섭게 돌진하는 공을 뒤로 빠트리자, 앙칼진 목소리로 ‘다시’를 외치는 코치. 힘들어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잠시만 쉬었으면 하지만, 지난날의 아픔을 다시 맛볼 수 없다는 굳은 의지가 묵묵히 제자리로 가서 자세를 취하게 합니다.
지난 2009년 겨울. 야구를 좋아하는 TEST 선후배님들과 함께 우리가 좋아하는 야구를 보는 것 말고 직접 한번 해보자는 막연한 생각으로 팀이 결성되었습니다. 그리고 팀명은 Triple T (The Test Team)로 정했습니다. 어떻게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그냥 야구가 좋아 모인 우리. 아무것도 몰랐기에 그저 기댈 수 있는 거라곤 인터넷에서 서로서로 정보를 찾아가며 나누는 일이었습니다. 그러한 열정과 순수함이 우리를 이토록 야구에 빠지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야구단을 창단한 지 1년, 2년, 3년이 흐르고, 우리는 드디어 인천시 소재 서구 그린리그에 정식으로 가입해서 우리의 실력을 평가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의 도움 없이 그저 인터넷에 의존하여 버텨온 우리의 실력이란 불 보듯 뻔했습니다. 리그 첫해 무승, 꼴찌, 다음 해 리그 3승, 꼴찌, 그리고 다음 해 꼴찌. 꼴찌에 꼴찌. 우리가 받아 든 성적표는 늘 ‘꼴찌’였습니다. 힘들고 지친 나머지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그런데 포기가 꼴찌보다 더 싫었고, 우리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다시금 이를 악물었습니다.
누구는 다른 팀에 가서 배웠고, 누구는 레슨장을 끊고 다녔으며, 누구는 용병게임을 열심히 찾아서 익히고 또 익혔습니다. 시간은 흘러 2015년 9월 9일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리그 2위 자리를 놓고 라이벌 팀인 블랙버스터 팀과 경기를 가졌습니다. 1회 2점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역시 라이벌 팀답게 바로 2점을 따라왔습니다. 다시 1점을 도망갔습니다. 그러나 다시 동점. 이렇게 경기가 진행되고 승부는 5대 4로 1점 앞선 상황!
이렇게 경기가 끝나면 우리는 리그 2위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는 8부 능선을 넘어서게 됩니다. 5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연일 무리한 투구로 지친 모습이 역력한 우리 팀 에이스의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결국, 투아웃까지 잘 막았으나 마지막 한 명을 막지 못해 스코어는 5대 7로 역전. 남은 이닝은 2이닝. 그러나 상대 팀 에이스의 등장으로 경기는 이대로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결과는 ‘리그 3위’. 꼴찌에 익숙했던 우리가 2015년 받아 든 성적표였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 우리의 얼굴에는 “그간 고생 많았어.”라는 격려로 가득했습니다. 힘들었던 지난날의 추억이 머릿속을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2016년이 되었습니다.
“다시! 다시!”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오늘도 우리는 운동장에서 “다시”와 “한 번 더”를 외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그 끝없는 여정은 계속 진행 중일 테니까. 앰코코리아 K3 TEST 야구동호회 파이팅!
글 / K3 야구동호회장 지형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