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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특파원] 도심과 가까운 하코네 (はこね)

도쿄에서 두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가 있다. 어디일까? 그곳은 바로 ‘하코네(箱根, はこね)’다.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관광지 중의 하나일 것이다. 하코네는 활화산 지역에 자리 잡고 있고 온천으로 유명하다. 아침 일찍 나서서 간단히 온천욕을 즐기고 주변 관광을 가볍게 하고 온다면, 교통이 편리해서 도쿄에서도 하루 만에 가볍게 다녀올 수 있다. 도쿄에서 ‘로망스카(ロマンスカ, romance car)’라는 쾌속열차를 타고 하코네 유모토(箱根 湯本, はこね ゆもと)역에 내리면, 맞은편에 하코네 산 등반열차가 기다리고 있다.

 

▲ <사진 1> (좌) 도쿄와 하코네를 왕복하는 로망스카 (우) 하코네산을 오르는 케이블카

등반열차는 철도 마니아에게도 인기가 많은데,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파른 경사를 올라가는 열차’라는 설명이 타고 있는 동안 몇 차례 흘러나온다. 열차가 쭉 선로를 달리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지그재그식으로 올라가며, 올라가는 열차와 내려오는 열차가 선로를 교대해서 달리는 식이다. 등반열차로 하코네 산을 쉽게 오를 수 있다. 사이사이 각 역 주변마다 크고 작은 온천마을이 자리 잡고 있고 이 모든 온천마을을 통틀어 ‘하코네 온천(はこねおんせん)’이라 부른다. 각 역 주변마다 특색이 있어서 어느 역 주변에는 유명작가의 야외전시장이 있거나 어느 역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있기도 하다.

 

▲ <사진 2>케이블카 밑으로 보이는 분화구의 모습 분화구에서 수증기가 올라오고 있다.

등반열차를 타면 마지막 역이 ‘고라역(強羅駅)’이고 여기서부터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을 향한다. 케이블카도 한번 타고 쭉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중간중간 갈아타야 목적지인 호수에 도착하게 된다. 경치만 구경하면서 가도 금방 시간이 지나가는 느낌이랄까? 단풍도 구경하고, 황량하게 수증기를 내뿜고 있는 화산의 분화구, 그리고 어느 순간 눈을 돌리니 장엄하게 모습을 드러내는 후지 산이 보인다. 후지 산이 보이기 시작하니 케이블카 안에서 탄성이 흘러나오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니 일본 사람들이 후지 산에 느끼는 경외심이 느껴지기도 한다.

 

▲ <사진 3>케이블카에서 보이는 후지산의 전경

 

호수인 아시노코(蘆ノ湖, あしのこ)에 도착하면 선착장이 보인다. 선착장 양편으로는 해적선이 서 있는데, ‘하코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일 정도로 유명하다. 이 배는 호숫가의 마을 몇 곳을 왕복한다. 호수도 제법 커서 해적선을 타고 있는 시간이 족히 20분은 넘는 것 같다. 대부분 이러한 마을 한 곳에 내려 점심을 먹고, 호수에서 오리 배나 보트 등을 타면서 시간을 보낸다.

 

▲ <사진 4>하코네산 정상에 있는 호수의 전경

 

이외에도 에도 시대의 건축물과 보존된 숲을 걷는 코스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어서 하루를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이 산정에 위치한 호숫가에도 온천과 호텔,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섰다. 자연을 훼손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들게 주변 경관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것도 일본답다는 생각을 새삼 들게 한다.

 

이렇게 여기서 시간을 보내고 다시 케이블카를 타고 등반열차를 타고 하산을 해야 하나 하는 걱정이 들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버스를 타면 한번에 하코네 유모토역까지 갈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안도했다. 이렇게 하산해서 다시 로망스카에 몸을 싣고 도쿄로 향한다.

 

오랜만에 도심을 벗어나 자연을 흠뻑 느끼고 돌아오니, 기분이 한결 가벼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