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이는 오늘도 아빠가 퇴근하고 집에 돌아오기만 기다립니다. 반이의 또봇들은 자동차 모드로 나란히 주차해 있습니다. 반이아빠가 돌아와야 비로소 로봇으로 변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이는커녕 반이엄마조차 또봇들을 변신시키지 못합니다. 예전에 반이아빠가 어렸을 때 가지고 놀던 로봇들(아래 사진에 보이는)은 두어 번 접고 결합해서 합체하면 되는 수준이었지만, 요즘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들은 차원이 다릅니다. 완성된 형태의 자동차에서 온전한 로봇으로 변신한다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 변신 난이도는 반이아빠도 혀를 내두를 정도입니다. 정말 어느 분이 설계했는지 존경스럽습니다. (진짜 박사님인듯)
▲ 3단 합체 84태권브이와 또봇Z 변신 설명서
사진출처 : (좌)뽀빠이과학/(우)영실업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또봇 어드벤처Z(이하 또봇Z)는 자동차 모드일 때 국산 자동차인 소렌토R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SUV 차량이다 보니 로봇 모드에서는 또봇X나 또봇Y보다 덩치도 크고 근육질처럼 보입니다.
▲ 또봇Z와 파일럿 권세모
사진출처 : 영실업
그리고 또봇들 중에서도 또봇C와 더불어 극악의 변신 난이도로 악명 높습니다. 또봇Z의 관절들은 인체와 비슷하게 구성된 것 같으면서도 변신의 용이성을 위해 다양하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일부 관절은 뽑을 수 있기도 하고, 다른 관절에 합치기도 합니다. 아귀가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다음 단계로의 변신이 되지 않습니다. 잠시 후, 반이아빠는 로봇으로 변신시킨 또봇Z를 반이에게 건네주며 반이엄마에게 말했습니다. “Z는 나도 변신시키기 힘들어. 여보는 이걸 보고 천천히 해 봐.”
반이아빠는 또봇Z의 운전석 쪽(아래 그림 참조)에 스마트폰을 가져다 대었습니다. 그러자 스마트폰에서는 또봇Z의 변신 방법을 설명하는 동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되기 시작했습니다. 반이엄마는 신기해하며 반이와 함께 동영상을 시청했습니다.
▲ 또봇Z 운전석 쪽에 인쇄된 QR코드
사진출처 : 영실업
또봇 어드벤처Z 변신 설명 영상
영상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GVSKyWXcH_g
반이아빠가 스마트폰으로 비춘 Z의 운전석에는 QR (Quick Response) 코드가 인쇄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 계산대에서 스캐너로 찍는 바코드 (Bar code)보다 발전된 코드 체계입니다.
기존 바코드는 굵기가 다른 수직 막대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코드를 광학스캐너를 통해 인식하면, 시스템에 구성된 DB(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여 상품명이나 가격 등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따라서 판매량과 재고 등의 정보까지도 편리하게 집계할 수 있습니다. 일전에 소개한 버스카드 등에 사용되는 RFID (http://www.amkorinstory.com/1469 참조)보다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은 RFID로 대체가 어렵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바코드 체계 KAN (Korean article number)에는 아래쪽에 13개의 숫자가 있는데, 앞쪽 3자리 숫자는 국가별 식별코드로 우리나라는 항상 880으로 시작합니다. 다음의 4자리 숫자는 업체별 고유코드, 그다음의 5자리 숫자는 제조업체 코드를 부여받은 업체가 자사 상품에 부여하는 코드입니다. 마지막 숫자는 바코드가 정확히 구성되어 있는가를 검사하기 위한 일종의 패리티 체크(Parity check) 코드로, 인식한 바코드의 신뢰도를 높여줍니다. 아래 그림에서 보이는 바코드는 또봇Z의 상자에 인쇄된 바코드입니다. 880으로 시작하는 대한민국 제품임을 볼 수 있습니다.
▲ 또봇Z 바코드
기존의 1차원적인 바코드에서 발전한 2차원 코드의 대표로 QR코드를 들 수 있습니다. QR코드는 ‘빠른 응답’을 뜻하는 Quick Response code의 약자이며, 정사각형에 흑백 격자무늬 패턴을 특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바코드는 20글자 내외의 정보를 담을 수 있었는데, QR코드는 한글 1,700자 또는 숫자 8,000개 분량의 정보가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문자 외에 소리나 사진, 동영상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통상 입력된 웹사이트로 연동되어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보편적인 사용법입니다. QR코드는 세 곳의 모서리에 돌아간 각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심볼이 있어서 360도 어느 각도에서 스캔해도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오류 복원 기능이 있어서 코드 일부분이 손상되거나 오염되어도 최대 30%의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래 보이는 것은 앰코인스토리의 QR코드입니다. 스마트폰에서 QR코드 전용 앱이나 다음,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앱을 실행하고 카메라를 통해 코드를 비추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 앰코인스토리 QR코드
한편으로, QR코드로 무분별한 스캔을 하면 사용자의 스마트폰, 태블릿 등이 악성코드에 노출되거나 유해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기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홍보나 광고 목적의 QR코드를 스캔하기 전에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의 QR코드인지 확인합니다. 타인의 QR코드를 스캔할 때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이처럼 QR코드는 누구나 간단하게 만들 수 있고 프린트해 사용할 수 있는 큰 장점이 있고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에 QR코드의 생명력은 당분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반이아빠는 가방 속에 뒹굴던 한참 지난 복권을 꺼내어, 네이버 포탈 앱에서 QR코드를 활용해 당첨되었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7등에 당첨되었네요!
▲ 네이버 앱의 QR코드 인식을 통한 복권 당첨 확인
WRITTEN BY 양원모
초등학교 때 꿈은 과학자가 아니면 야구선수였고 중학교 때 꿈은 작가였다. 고교에서는 전자과를, 대학에서는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지금은 연구소 실험실에 근무하면서 주말에는 사회인야구를 하고 이제 사보에 기고하게 되었으니 어지간히 꿈을 이루고 사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