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여름방학은 7월에서 8월이고 이때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이곳 필리핀에서는 한여름이 4월에서 5월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여름방학도 이에 맞춰져 있다. 이러한 여름 시즌이 끝나고 우기가 시작되는 6월부터는 학교들의 학기가 시작된다.
한국,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12학년 제이지만 필리핀은 아직 10학년 제를 따라왔다. 우리나라의 ‘6-3-3’ 방식이 아닌 ‘6-4’, 즉 초등학교 6년, 고등학교 4년을 마치면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다.
▲ <사진1> 필리핀 교실의 모습
출처: ucchunter.blogspot.kr
필리핀이 왜 10학년 제를 도입하였는지에 대해 자세한 배경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필리핀 정부와 사회가 이 제도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는지, 2016년부터는 12학년 제를 도입한다고 한다. 그래서 2015년까지는 10학년을 마치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지만 2016년부터는 12학년까지 마쳐야 대학 진학이 가능한 것이다. 짐작하기로, 10학년 제로는 다른 나라 학생들보다 학업 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그 원인이 아닐까 싶다.
반대로, 외국인을 위한 국제학교는 이미 12학년 제를 유지하고 있다. 졸업 후에 미국이나 한국 등 다른 국가로 대학 진학이 가능하고, 학기 시작이나 방학 일정도 학교마다 다르다. 필리핀에서도 우리나라와 같이 만으로 일곱 살이 되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Pre-school’이라는 유치원 제도가 있어서 그곳에 다닌다.
▲ <사진2> 필리핀 학교의 심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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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국공립 초등학교는 워낙 학생 수가 많다 보니 오전반과 오후반으로 나누어 교육이 진행된다. 필리핀에서는 중등교육까지는 누구나 국공립학교에서 적은 비용으로 공부할 수 있으므로 개발도상국 중에서는 교육 수준이 비교적 높은 편이라 할 수 있으나, 아직도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초등교육 미취학자가 많은 편이다. 그러니 한국의 교육열에 어찌 비할 수 있으랴. 그래서인지 이곳 현지 학생들을 위한 학원이라는 존재는 찾아보기 어렵다. 방과 후 학업 보충수단으로 개인 과외 교습을 더 이용한다.
또한, 필리핀은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이다 보니 수많은 지역 방언들이 존재한다. 그래서 필리핀에도 국가 공용 필리핀어인 타갈로그어(Tagalog language)가 있어 공통어로 사용하며 영어 또한 국가 공용어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 교육이 이루어진다. 사실 필리핀은 사회 전반에 영어권 문화가 뿌리 깊이 자리 잡아서 영어만큼은 우리 한국보다 훨씬 앞서 있다. 시골에 가더라도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영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다.
▲ <사진3> 영어와 타갈로그어로 해석된 응급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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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영어가 되다 보니 홍콩, 싱가포르 등지의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 가사 도우미 일을 하는 필리핀 사람들이 많고, 이러한 인력 수출이 필리핀의 주요한 외화 공급원이 되고 있다. 그래서 영어를 배우려는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모이기도 한다. 수도 마닐라(Manila)를 중심으로 세부에도 유학원들이 많고 바기오(Baguio)에도 한국 학생들이 상당하다. 그나마 지대가 높아 날씨가 시원한 바기오가 유학생들에게 인기 좋고 공부하기도 좋다고 한다.
영어 공부를 위해 외국으로 학생들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도 보다 보편화한 영어 교육을 위한 국가 차원의 대책이 강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우리가 쏟아 붓고 있는 영어 사교육비라면 그 재원은 충분하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