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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특파원] 필리핀의 귀한 자원인 코코넛 ‘부코’ 이야기

열대지방의 대표적인 나무를 꼽자면, 야자수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필리핀에도 이 야자수(coconut tree)가 매우 많다. 북쪽 산간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 곳곳에 산재해 있을 뿐만 아니라, 야자수를 키우는 대규모 농장도 많다. 필리핀은 인도네시아에 이어 세계 2위의 코코넛 산지로 그 생산량이 엄청나다. 야자수는 도로, 공원 등의 조경으로도 널리 쓰인다.

 

야자수 열매가 ‘코코넛(coconut)’인데, 이 야자나무 열매는 그야말로 버릴 것 하나 없이 수많은 용도로 사용한다. 우선 대표적인 것으로, 열매 안에 들어있는 코코넛 물(Coconut juice, Coconut water)을 들 수 있겠다. 동남아시아 여행을 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생 코코넛 주스를 먹어 보았을 터. 단단한 코코넛 열매를 큼지막하고 두툼한 칼로 절단해 그 안에 빨대를 꽂아 마신다. 상온에 두었다가 먹으면 약간 비릿한 맛이 나므로 차갑게 해서 먹으면 시원하고 갈증이 가신다. 첨가물이 없는 야자수 물은 몸에도 좋다. 이 야자수 열매의 물을 가공해 주스로 만들어 팔기도 하는데, 필리핀에서는 보통 ‘부코 주스’라고 부른다.

 

▲ 코코넛 주스

사진 출처 : http://goo.gl/p3pfPp

야자수 열매 내벽에는 하얀색 살점이 붙어 있다. 여기서는 이것을 ‘코코넛 미트(Coconut meat)’라고 한다. 이것을 그냥 우리네 수박 긁어먹듯 숟가락으로 긁어먹는다. 부코 주스에 들어 있는 건더기도 바로 이것이다. 팍상한 폭포(Pagsanjan Falls)를 가기 위해 거쳐야 하는 곳인 라구나 지방의 로스 바뇨스(LosBaños)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 명물 중 하나가 ‘부코 파이’다. 부코 파이도 코코넛 열매 안의 하얀색 살점을 재료로 만든다.

 

▲ 코코넛과 부코 파이

사진 출처 : http://goo.gl/1nMrvI

 

Coconut meat을 말린 것은 ‘코프라(Copra)’라고 하는데 이것으로부터 코코넛 오일(Coconut Oil)과 코코넛 밀크(Coconut milk)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코코넛 오일과 밀크는 필리핀 음식에도 널리 사용이 되며, 코코넛 비누(Coconut Soap)도 만든다. 필리핀 음식 중에 하얀색 국물소스로 된 것들은 코코넛 밀크를 넣어서 만든 것이다. 부드러운 맛을 내는 데 아주 좋다. 맥주 안주로도 좋은 ‘스파이시 아도보 깡콩’에도 이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기도 한다.

 

▲ 코코넛을 말린 것이 코프라

사진 출처 : http://goo.gl/WAZ9YM

 

코코넛 열매의 단단한 껍데기 또한 그냥 버리지 않는다. 껍데기는 ‘챠콜(charcoal)’, 즉 숯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 코코넛 숯은 재질이 매우 단단해서, 얇지만 화력도 세고 꽤 오래간다. 숯으로의 질 자체도 좋아서 연기가 거의 없다. 필리핀에 있는 한국 식당과 고깃집에서 이 코코넛 챠콜을 이용하는 곳이 많다.

▲ 코코넛숯 혹은 야자숯

사진 출처 : http://goo.gl/8FU0YJ

 

잎사귀마저 장식용으로도 사용되는 야자수. 이런 야자수의 열매인 코코넛은 무엇 하나 버릴 것 없이 많은 용도로 사용이 가능하므로 필리핀의 주요한 자원이자 자산 중의 하나다. 필리핀 중남부 쪽으로 가면 대규모의 코코넛 농장을 볼 수 있다. 그 규모 또한 방대하다. 고속도로 주변을 달리다 보면 주변으로 일정한 간격으로 심어진 코코넛 나무들도 보인다. 야자수는 나무가 곧고 키가 매우 크다. 그 열매가 거의 나무 꼭대기에 열리기 때문에 30m는 족히 되어 보이는 곳에 있는 열매는 어떻게 수확하는 걸까 조금 궁금해진다.

▲ 야자수가 즐비한 해변가 모습

사진 출처 : http://goo.gl/kEpiL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