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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특파원] 대만의 차(茶), 그리고 도자기 이야기

대만 지인의 집들이가 있어서 선물을 고민하던 중, 주변에 고급스럽고 만족할 만한 선물이 무엇인지를 물어보았습니다. 여러 대답 중에 가장 설득력 있었던 제안이 찻잔세트였습니다. 차를 좋아하는 대만 사람들에게 찻잔세트가 좋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이미 사용하는 찻잔이 있는데 의미가 있을까 하고 질문을 던졌더니 “Car를 좋아하는 사람이 Car가 이미 한 대 있다고, 다른 Car 선물을 안 받겠냐고” 하네요. (한국에서는 차(茶, 중국어권은 chá)와 차(車, 중국어권은 chē)가 비슷한 발음이기에 영문으로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찻잔세트를 사기로 하고, 비교적 고급스러운 찻잔 리스트를 받았습니다. 중급 정도의 찻잔 가격은 15,000 NTD(한화로 58만 원)이었습니다. 아래 보이는 사진의 찻잔입니다. 작은 찻잔이 생각보다 비싼 가격이라 망설이기도 했지만, 선물 후 대만 지인의 반응은 매우 만족하고, 그것을 보기 좋은 곳에 올려놓아 손님에게 자랑하겠다고 합니다. 지인의 만족하는 모습에 선물을 준비한 우리 한국 사람들도 역시 만족하게 되었지요.

▲ 선물용 찻잔 선물 세트

 차와 찻잔이 함께 있는 선물 세트

대만의 차는 우롱차(乌龙茶, wūlóngchá), 동방미인차(东方美人茶, Dōngfāngměirénchá) 등 유명하지만, 도자기는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대만의 도자기도 차 만큼 대만 문화를 대표하는 품목일 것입니다. 특히, 오랫동안 차를 마신 찻잔은 새로 산 찻잔보다 더 소중하게 여기면서 보관하는데, 차의 고유한 향이 찻잔에 오랫동안 스며들어, 그들이 느끼기에는 전통의 향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특히 잉거(鶯歌, yīng-gē)라는 지역은 대만 도자기의 중심지입니다. 타이베이에서 기차와 차로 30~40분 정도의 거리이며, 도자기 박물관과 일반적인 찻잔부터 고급스러운 것까지 판매하는 가게가 즐비하고, 각종 차와 도자기 문화 전시관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특히 잉거 내의 도자기 박물관은 많은 볼거리도 있고, 입장료도 무료로 알고 있습니다. 도자기에 관심이 있는 분과 같이 대만 여행을 온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기도 하지요. 잉거는 한자인 鶯歌(앵가)의 뜻으로 보면 ‘앵무새의 노래’라는 뜻입니다. 대만 친구들에게 왜 앵무새의 노래에서 도자기가 유명한지 연관성을 물었으나, 아직 그 답은 찾지 못했네요.

 잉거 지도

사진출처 : https://goo.gl/bhKLiN

대만의 유명한 차 중에는 동방미인차가 있습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이 차를 마시고 향과 감미로움에 반해서 ‘동방에서 온 미인차’라로 지었다고 하지요. 비교적 차의 향과 맛이 강한 대만 동방미인차(한국차에 비해서, 개인적 소견입니다), 그리고 대만산 도자기에 그 차를 우려내어 고유의 맛을 음미하고, 이에 파인애플로 만든 작은 케이크인 펑리수(凤梨酥, fènglísū)를 곁들인다면, 제대로 된 대만 동방미인차의 맛을 보게 될 것입니다. 바쁜 현대인에게는 가까운 편의점에서 동방미인차 음료수를 마셔도 되지만요.

 동방미인차 말린 찻잎과 우려낸 모습

사진출처 : https://goo.gl/Pqe7CX

▲ 필자가 마시는 동방미인차



WRITTEN BY 유민

강자에 대한 겸손은 의무, 동등한 사람에 대한 겸손은 예의, 약자에 대한 겸손은 숭고함이다. – 李小龍 / 겸손하게 대만문화를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