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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파원] 상하이의 예술거리 타이캉루 텐즈팡 (田子坊)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어느 날, 예술거리 타이캉루(泰康路) 텐즈팡으로 향했습니다. 타이캉루에 자리한 예술 거리로 ‘상하이의 홍대’ 또는 ‘소호’라고 불리는 곳으로, 중국 젊은 아티스트들이 모여 형성된 곳입니다.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으며, 아트샵, 갤러리, 인테리어샵 등이 있어 독특하고 특색 있는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상하이의 대표적인 관광지라고 하면 예원(豫园)과 와이탄(外滩) 등을 꼽을 수 있겠지만, 이곳도 그곳에 버금가는 유명 관광지라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곳이기도 합니다. 텐즈팡에는 총 세 개의 입구가 있는데요, 1번 입구는 텐즈팡 메인 입구, 2번 입구는 티엔청리, 3번 입구는 팡위엔팡이라고 불립니다. 비가 와서 촉촉이 젖어 있는 골목에는 초록빛 식물들이 많이 있어 분위기도 있네요. 원래 텐즈팡 골목은 비만 오면 진흙탕이 되어 버리는 재래시장이었지만, 1998년 시와 정부에서 나서서 리모델링한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 뉴욕 타임스에서 이곳의 독특한 근대화 직전의 모습과 주변 환경에 대해 언급을 하면서 더 잘 알려졌고, 상하이에서 반드시 들러봐야 할 곳으로 자리를 잡아가게 됐습니다.

타이캉루의 진짜 매력은 기존 거주민들이 유지하고 있는 생활상과 정리되지 않은 주변 환경들에 있습니다. 골목을 거닐다 머리를 들어 돌아보면, 아무런 규칙 없이 엉켜 있는 전선들과 널어놓은 옷가지들에 괜스레 정감이 갑니다. 여기도 사람은 사는구나 하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좁고 좁은 골목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특색 있는 화랑과 전시장, 소품가게, 카페 등이 나타날 때면 숨겨둔 보물찾기 놀이를 하는 기분이 듭니다. 골목에 늘어놓은 독특한 모양의 의자에 앉아도 보고, 그동안 예술과는 거리가 멀게 살아왔지만 오늘만큼은 저도 멋진 미술품 애호가인 척 화랑을 들러보기도 합니다. 밤이 되면 상점들과 아트샵 등의 은은한 조명과 함께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하는데요, 아직 가보질 못해서 아쉽기만 합니다.

상하이에 불어오는 개발의 물결이 상하이 특유의 작은 골목들을 없애고 있는데요, 아직 이곳은 작은 골목 느낌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국적인 상점의 옆 골목에서는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장기를 두고, 가게 안 아주머니의 바느질하는 모습이 정겹습니다. 옛것과 새것이 어울려 있고, 동양과 서양이 어울려 있고, 관광객과 주민이 어울려 있고, 예술과 상업이 어울려 있는,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중국 특유의 작은 골목과 중국인들의 삶을 엿보고 싶을 때 한 번 타이캉루로 길을 나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WRITTEN BY 김경수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