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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이야기, Pn 접합과 다이오드 – 첫 번째 이야기

 

지난 호에 진성반도체, 그리고 n형과 p형 반도체의 밴드구조에 대해서 살펴보았고, 소수캐리어와 다수캐리어라는 것이 있어서 반도체의 전기전도성을 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럼 이 반도체에 전압을 걸어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전기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온다고요? 지극히 정상입니다. 왜냐하면, 전기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상하기가 어렵지요. 이럴 때는 눈에 보이는 것으로 바꾸어 생각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자, 용기 속에 있는 물을 떠올려 볼까요? 양쪽이 모두 막혀 있는 용기 속에 물이 꽉 찬 경우를 먼저 봅시다. 이 용기를 기울여도 물이 움직이지 않습니다. 용기의 양 끝이 막혀 있고 물이 꽉 차 있어서 움직일 수 없지요.

 

 

그럼 용기 속에 물이 약간만 차 있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요? 용기를 기울이니 물이 얕은 쪽으로 흘러가는군요. 네, 그림에서처럼 물의 이동이 있습니다.

 

물로 꽉 찼던 용기에 물이 일부 빠져나간 경우는 어떨까요? 용기를 기울이니 공기가 높은 쪽으로 흘러가는군요. 그렇습니다. 공기의 이동이 있지요.

 

온도가 0K인 경우의 진성반도체는 모든 전자가 가전자대에 꽉 차 있어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를 말합니다. (양쪽이 막힌 용기에 물이 꽉 차 있는 경우와 같으며, 물은 전자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경우에 전압을 걸어 주면 (용기를 기울이는 것과 같습니다) 밴드가 기울어집니다. 높은 쪽이 ‘-‘이고 낮은 쪽이 ‘ ’입니다. 이때에는 모든 전자가 가전자대에 꽉 차 있기 때문에, 밴드가 기울어져도 움직일 수 있는 전자는 없습니다. ‘전자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은 ‘전류가 흐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온도가 0K보다 높아서 가전자대의 일부 전자들이 열에너지를 받아 전도대로 올라갔습니다. 물론 가전자대에 정공(전자의 빈자리)이 동시에 생성되었지요. 전도대의 전자는 위의 ‘용기 속의 물’ 모델에서 용기 속에 물이 약간만 차 있는 경우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전압이 걸리면 ‘ ’ 쪽으로 모이게 됩니다. 가전자대에 생성된 정공은 ‘용기 속의 물’ 모델에서 물이 일부 빠져나간 용기 속의 빈 공간(공기)으로 생각하면 되는데, 전압이 걸리면 ‘–‘ 쪽으로 모이게 됩니다. 전자와 정공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네요, 전류가 흐른다는 뜻입니다. 쉽지요?

 

 

진성반도체를 먼저 설명한 이유는, 캐리어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온도가 0K보다 높을 때, 전도대로 뛰어 올라간 전자와 가전자대에 남겨진 정공의 쌍이 생성되는데, 이들을 캐리어라고 부릅니다. ‘용기 속의 물’ 모델에서는 물과 공기가 캐리어가 되겠지요. 이들 캐리어는 전압을 걸어주면 움직입니다. (전도대의 전자와 가전자대의 정공이 움직이는 것입니다)

 

이제 p형과 n형의 반도체를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최외각전자가 5개라서(5족 원자) 4개의 전자가 공유결합을 이루고, 하나의 전자가 여분으로 남아있는 n형 반도체와, 최외각전자가 3개라서(3족 원자) 4개의 공유결합을 충족하는데 전자가 하나 모자란 상태인 p형 반도체가 있습니다. 온도가 0K일 때는 모든 전자가 핵에 붙들려 있어서 움직일 수 있는 전자(또는 정공), 즉 캐리어가 없습니다. 밴드 구조에서 5족 원자(또는 3족 원자)는 에너지갭 내에 도너 레벨(또는 억셉터 레벨)을 전도대(또는 가전자대) 근처에 형성하고 있지만, 아직 이들을 이온화하고 전도대로 뛰어 올라간 전자나 가전자대에 생성된 정공이 없는 상태입니다.

 

 

온도가 실온(대략 298K)이면 대부분 불순물원자(도너 또는 억셉터)들이 이온화되면서 여분의 전자를 전도대에 올리거나(n형 반도체), 가전자대에 정공을 형성합니다(p형 반도체). 여분의 전자를 잃은 도너(n형 반도체)는 양이온(음의 전기를 갖는 전자를 잃었으므로 양의 전기를 띠게 되지요)으로, 주변의 실리콘 원자로부터 전자를 받아서 4개의 공유결합을 이루게 된 억셉터(p형 반도체)는 음이온(음의 전기를 갖는 전자를 하나 받았으므로 음의 전기를 띠게 되지요)으로 변합니다.

 

움직일 수 있는 캐리어는 전도대에 있는 전자와 가전자대에 있는 정공이라고 했습니다. 전도대에 전자가 올라가 있는 n형 반도체의 다수캐리어는 전자이고, 가전자대에 정공이 형성되어 있는 p형 반도체의 다수캐리어는 정공입니다. 캐리어를 형성하고 뒤에 남은 이온(n형 반도체에서는 양이온, p형 반도체에서는 음이온이지요)들은 공유결합으로 묶여 있어서 움직이지 못하므로 캐리어가 될 수는 없음에 유의하세요! (나중에 캐리어들의 움직임을 설명할 때 혼동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n형과 p형의 두 반도체를 붙이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것을 pn접합(P-N접합, PN접합)이라고 부르며, 여기서부터 반도체의 수많은 기능이 탄생하게 되었답니다. 이 pn접합은 반도체 디바이스를 이해하는 기본이므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다소 복잡한 내용이므로 정신 똑바로 차려야겠습니다. (다음 호에 계속)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