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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특파원] 중국 베이징 여행 2편, 만리장성에 가다

▲ 만리장성

중국여행을 계획하면서 제일 기대되었던 곳이 바로 만리장성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직접 버스를 타고 가서 가고 싶었지만, 이번에는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 약간의 편함을 추구하고자 여행사를 통해 만리장성을 둘러볼 계획을 세웠습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여행사 버스에는 청명절을 맞아 많은 관광객이 이미 탑승을 하고 있었습니다. 가이드가 인원 확인을 한 후에 만리장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간략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몇 가지 포인트로 먼저 요약하자면, ‘만리장성, 세계 7대 불가사의, 인류 최대의 토목공사’ 정도로 기억하면 됩니다.

만리장성은 마치 거대한 용의 형상처럼 길이 놓여있고, 베이징에서는 2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중국 최초로 통일한 진시황 때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공사 도중에 수천만 명의 사람이 희생되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시체가 쌓여 동쪽 성벽이 만들어졌다는 소문도 있었다고 하네요. 성벽의 높이는 9m에 달하고, 폭은 위쪽이 4.5m, 아래쪽이 9m입니다. 밤낮으로 하루에 40km를 걷는다고 할 때, 만리장성의 동쪽에서부터 서쪽까지 가는 데만 무려 5개월 가까이 걸립니다.

만리장성의 코스는 크게 모전욕과 팔달령 코스, 두 가지로 나뉩니다. 가이드 말에 의하면 중국 정부에서 만리장성을 관광지로 소개할 때 동양에는 팔달령을, 유럽에는 모전욕을 소개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동양 관광객들은 팔달령을 통해 만리장성을 가고, 유럽 관광객들은 모전욕을 통해 갑니다. 모전욕 코스는 케이블카 타는 곳까지 한 시간 정도 장성을 따라 걸어 올라가야 하고, 팔달령은 바로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 근처까지 올라간다고 합니다. 당연히 우리는 팔달령으로 코스를 잡았답니다.

만리장성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인파! 역시 중국의 인파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데만 해도 너무나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겨우 케이블카를 타고 도착해도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순례의 행렬처럼 길을 따라 걷는 사람들,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 인증사진을 찍는 사람들, 제각각 만리장성의 풍경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길게 이어진 만리장성의 한 지점이다 보니 일정 구간까지 걸었다가 돌아오거나 다른 지점으로 내려갈 수도 있는데, 가이드 말이 올라간 길로 똑같이 다시 내려오라 합니다. 청명절로 인해 도착 시간이 늦춰진 데다가 케이블카의 대기시간으로 인해 기대가 무너지는 순간이었네요. 멀리서나마 길게 이어진 성벽만큼이나 관광객들의 순례 행렬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필자 또한 순례 행렬에 끼고자 했건만, 이번 여행은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그만 접어야 했습니다.

비록 기대는 저버렸지만, 성벽을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이 동원됐으며, 어떻게 저 무거운 돌들을 날랐을지,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과 시간이 들였는지, 그들로 인해 이러한 큰 문화유산이 남겨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느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현장학습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번에는 여행사를 통해서가 아닌 직접 자유롭게 장성을 따라 거닐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그렇게 내려오는 길, 아쉬운 마음에 자꾸 뒤를 돌아보게 되는 제 모습에 그만 웃음이 나왔습니다.


WRITTEN BY 김경수

드넓은 중국 대륙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생생히 전달해 드리겠습니다!